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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간담이 서늘해진 새벽배송 이용 경험

by Gabrielle 2021.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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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새벽 4시, 새해를 맞게된 착잡함때문인지(이건 아니고 그전 날 너무 쉬어서...쿨럭^^;;) 잠이 깼다.

 

침대에 누워서 인터넷 서핑을 잠시 하고 있는데 "삑삑"하고 현관쪽에서 디지털 락이 눌린듯한 소리가 남.

여자 혼자 사는 집에서 새벽 4시 무렵 이런 소리는 완전 스릴러 영화 도입부나 다름이 없음 ㄷ ㄷ ㄷ 

 

놀라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현관 쪽으로 나가는데 복도쪽 게스트룸 창문을 누군가 너무나 강한 불빛의 후레쉬로 비추며 들여다 보는거다. 혹시 창문이 안잠겨있으면 어쩌지? 깨고 열어도 방법창이 있으니까 괜찮겠지? 집에 무기랄게 있나? 등 가슴이 마구 뛰면서 오만 생각이 머리속을 스치는데 몸은 얼음이라도 된듯 꼼짝도 못하겠고 후레쉬로 창문 안을 비쳐보는 광경만 쳐다보고 있었음.

후레쉬 불빛은 어찌나 밝은지 불투명 유리창을 뚫고도 방안이 환해질 정도라 눈이 아파서 정면으로는 못보고 노심초사이리 저리 보며 범인(?)이 포기하고 가기를 기다리던 중 몇분 정도 지나서 드디어 불빛이 옆으로 돌면서 덩치가 큰 남자가 복도쪽으로 몸을 돌려나가는 실루엣이 보임 ㄷ ㄷ ㄷ

 

그리고 몇초 후 "새벽배송이 완료되었습니다" 라는 문자가 옴.

 

아이스크림 대신 먹으려고 주문한 냉동 망고가 있어 새벽배송이 올줄은 알았지만, 디지털 락은 왜? 후레쉬로 창문 안은 왜 한참 들여다본건지?....내가 과민한 것인가 한참 고민하다가....자주가는 인터넷 게시판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글을 올려봄. 다들 이거 좀 이상하다, 신고를 하든 뭔가 확인이 필요할거 같다고 의견들이 쭉 달려서 쇼핑몰 고객센터가 마침 24시간 상담을 하길래 전화를 해봄. 상담원 분이 얘기를 듣더니 배송 쪽에 확인해 보겠다고 하셔서 전화 끊고, 요즘 화제만발인 양천경찰서로 전화를 했음.

 

양천경찰서 전화는 ARS가 받더니 민원 전화는 9시 부터 18시까지 받는다고 그때 다시 걸어달라는 발랄한 기계음 안내가 나옴.

112로 하면 바로 신고전화로 연결이 될 걸 알지만 112로 안걸고 경찰서로 건 이유는 아직은 뭔가 범죄가 발생한 건 아니니까 112는 왠지 진짜 범죄로 급한 분들이 전화해야 할거 같아서 못하겠다 싶어서 그랬는데....

맘이 넘 불안한데 ARS가 민원 오픈시간에 다시 걸어달라고 하니까 왠지 억울한 느낌이 쿨럭^^;;

 

혹시나 하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구대 경찰서를 kakao map에서 찾아서 전화를 했더니 바로 받으시네!

 

새벽 5시도 안됐는데 경찰관님이 받으시더니 상황 설명해보라고 하시고, 어떤 사람인지 얼굴을 봤냐고 하셔서 불투명 유리너머라 얼굴은 못봤어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지금 바로 오신다고 하셔서 깜짝 놀람.

 

진짜 5분만에 경찰관 2분이 오셔서 문열어 드리는데 쇼핑몰에서 배송 관리자(배송하신 담당자를 관리하시는 분)이 마침 전화를 주셔서 양해를 구하고 스피커폰으로 돌려서 경찰관님 2분과 같이 설명을 들었음

 

배송 책임자분 설명은 디지털 락 눌림 소리로 들렸던 "삑삑"소리는 배송품 위의 바코드 스캔 소리라며 소리를 들려주시는데 전화선 너머로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와 내가 직접 들은 선명하고 날카로운 "삑삑" 소리는 너무 달라서 진위 판명이 불가했음.

 

게스트룸 창문 안으로 후레쉬를 비추고 몇분간 들여다본건.....오해라고 설명하심...

 

그 배송원분은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배송하고 나서 PDA로 몇단계에 걸쳐서 배송 완료 확인하고, 다음 배송처 확인하고 등등 작업을 하시느라 헤드랜턴을 계속 켜둔 상태에서 게스트룸 바로 맞은편 복도 벽에 기대서 게스트 룸을 바라보면서 PDA 작업을 하신것 같다는게 설명임.

손에 든 후레쉬로 일부러 창문 안을 들여다 보거나 하는 그런 소름끼치는 상황이 아니나 고객이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심

 

"그 후레쉬가 너무 밝아서 그 정도 광량이면 게스트룸에서 사람이 자고 있었다면 다 깼을거 같은데요?" 라고 말했더니 배송 관리자분도 그 헤드랜턴이 굉장히 밝은 것도 맞다고, 그래서 복도식 아파트를 다닐때에 그 헤드랜턴을 내내 켠채로 다니면 안되고, 잠깐 현관문 앞에서 켜서 주소확인하고, PDA 잠깐 확인하고 꺼야지 계속 켜두고 다니면 그런 오해가 생겨서 그러면 안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하심.

이 부분은 다시 배송원분께 주의하시도록 말씀드릴테니 오해는 하지 마시라고 설명해주셔서 전화끊음.

 

경찰관님들은 "쇼핑몰 설명이 납득이 되는지?" 물어보셨고, 납득이 안되면 나중에라도 연락주면 조사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음. 그리고 담에 이런 일이 생기면 기다리거나, 인터넷 게시판에 신고해도 되는지 물어보지 말고 바로 경찰서로 전화하라고도 하셨음 ㅎㅎ 근데 당시에는 몸이 완전 굳어버린데다, 배송원분이 가신 뒤에는 혹시라도 내가 과민해서 다른 사람 오해사게 하는게 아닐지 고민이 되서 다른 사람 의견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어서 ㅎㅎ

 

경찰관님께 이번에 너무 놀라서 집 앞에 CCTV를 설치하고 싶은데 혹시 잘 아시는 제품있으시냐고 여쭤봤더니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복도식 아파트에서는 집앞에 CCTV는 달면 안된다고 헉! 

 

이거 여쭤보길 천만다행. 안그럼 막바로 샀을꺼임. 복도식 아파트는 다른 주민들이나 청소하시는 분 등이 지나다니는 공간이라 딱 우리집을 방문할 목적으로만 다니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CCTV로 촬영하는건 개인정보보호법에 이슈가 된다는 말씀을 듣고 바로 포기함.

 

이번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편리하다고 새벽배송 너무 자주 주문하지 말고 줄이자", "문단속은 더 잘하자"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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